108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젯다 아버지는 알담맘에 남고 우리는 모두 아침에 알다흐란 공항에서 젯다행 사우디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그 항공사의 비행기는 모두 엔진 두 개짜리 쌍발기였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내내 잘 가다가 항로를 4분의 1가량 남겨둔 산악 지역에 들어갔을 때 엔진 하나가 멈췄다. 그러자 나머지 엔진으로 계속 운항하면서 좌우로 기우뚱거리고 아래로 급강하하다가 다시 위로 솟아오르곤 했다. 승무원이 안전벨트를 매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 그 승무원이 다시 우리에게 와서 말했다. “두 번째 엔진도 과열되고 있어요. 최후의 기도를 하세요. 비행기가 추락할 것입니다.” 우리는 조종사 하나가 그 승무원의 셔츠 등쪽을 잡아당겨 조종실로 데리고 들어가 문을 닫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 모두 최후의 기도를 올렸다. 기내 바닥에 구토하는 사람도 있었다. 두 번째 엔진이 멈추고 비행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 산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토사물이 강을 이뤄 우리 옆을 지나 맨앞 좌석쪽으로 몰렸다. 비행기 창문을 통해 아래 쪽으로 펼쳐진 평지가 보였다. 비행기가 땅에 부딪혔다가 올라가고 다시 부딪히고 올라가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멈춰섰다. 승무원이 조종실 문을 열고 소리쳤다. “살았어요. 살았어요.”. 조종사 한 명과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내렸다. 나도 두 사람과 함께 내렸다. 우리가 내린 곳은 산속의 도로였다. 거기에 와 있는 차량이 보였다. 물 드럼통을 운반하는 빨간색 픽업 트럭이었다. 조종사가 픽업 운전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알무와이흐에서 오는 길입니다. 나는 ‘알둘룸’ 광산으로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금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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