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사이처럼 보였다. 서점 주인 부슈나끄씨가 내게 의자를 내준 것을 보면 그랬다. 그는 서점 일에 열중했다. 부슈나끄 서점은 사파 언덕 쪽 마스아의 첫 번째 구역에 있었다. 이 첫 번째 구역은 메카의 하나뿐인 큰 도로를 경계로 하여 다른 구역과 분리되어 있었다. 이 대로는 비포장 도로이고, 본래는 물이 흐르는 계곡이었다. 대로가 있는 곳을 사람들은 ‘알하르왈라’ –‘ 서둘러 가기’라는 뜻- 구역이라고 불렀다. 다수의 순례자들은 자동차들이 많이 다녀서 빨리빨리 걸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스아의 나머지 3분의 2는 지붕이 있는 시장통이었다. 마르와 언덕까지의 도로 양쪽에는 상점들이 있었다. 마스아는 오는 방향과 가는 방향이 철제 분리대로 분리되어 있었다. 상점 주인들은 물담배를 피웠다. 그러다 보니 담배 연기가 마스아 쪽을 향해 열린 문을 통해 모스크 중정에까지 들어갔다. 중정에는 한발리, 하나피, 말리키, 샤피이 등 이슬람 4대 법학파의 거두들을 모신 네 개의 사당이 있다. 샤피이의 사당은 ‘잠잠’ 우물 건물 위에 있고 나머지 세 사당은 모스크 중정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는 차양 구실을 한다. 각 사당에는 해당 법학파를 대표하는 학자가 앉아 있어서, 사람들이 몰려와 법학파의 견해를 질문하고 답을 구했다. 이브라힘(43)의 문은 순례자들에게 빌려주는 여러 개의 숙박실 쪽으로 나 있었다. 숙박실에서는 역한 냄새가 났다. 우리는 메카에서 열흘 이상을 지냈다. 이 기간 동안 카으바(44) 의 문이 열려 남자 순례자들이 카으바로 모여들었다. 카으바의 윗면에 달려 아래로 드리워진 줄을 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잡았다. 사람들은 카으바 문이 있는 높이까지 올라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나는 줄을 붙잡고, 마찬가지로 매달려 있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높이 올라갔다. 그 때 누군가가 내가 목에 감고 있는 구트라를 줄이라고 생각하고 잡아당겼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발 옆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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