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출입하는 시간인 오후 8시에 큰 도로를 지나면서 경계근무자가 영국인 병사 2명이며, 각기 대검이 착검된 소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두 병사는 경계 위치를 떠나 비행장 호텔에 있는 술집에 가서 맥주 캔을 사고 돌아온 후 큰길과 전투기들 사이에 죽 늘어서 있는 드럼통 위에 앉았다. 내가 그 곳에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내가 속한 축구팀의 선수 몇 명이 그 호텔에서 일하기 때문이었다. 장소는 적당했다. 전투기를 목표로 작전을 펼치기 수월한 곳이었다. 1956년 11월 4일 오후, 나는 영국군 기지와 샤르자시 사이에 위치한 유·무선 통신센터[*] 건물로 갔다. 그 곳은 영국군 기지의 국제 통신뿐 아니라 항공기의 운항에 굉장히 중요한 곳이었다. 나는 축구팀 선수인 ‘싯디끼’라는 인도인 엔지니어를 만난다는 핑계로 그 곳에 갔다. 나는 장소를 확인했다. 건물의 주 출입구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경계 태세가 없었다. 건물 뒷쪽의 목재 후문은 닫혀 있었고 경계병도 담장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싯디끼에게 건물 내부를 돌아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후문에는 안쪽으로 길게 연결된 전선이 있었으며 문 가까이에 전기 장치들이 있었다. 나는 적당한 장소라고 확신했다. 1956년 11월 5일, 나는 오후에 집을 나서 ‘알팔라즈’ 지역의 사막으로 향했다. 그 곳에 영국군 기지 상수도 펌프장이 있었다. 지하의 수도관을 통해 물이 지나가는데 바람이 불어 수도관 일부가 밖으로 노출되기도 했다. 나는 자주 사막에 가서 공부했는데 오다가다 드러난 수도관을 여러 차례 목격하곤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전과 다름 없이 수도관이 보였다. 나는 적당한 곳임을 확인했다. 1956년 11월 6일, 저녁 기도를 올리고 집을 나와 ‘알마라이자’ [**]로 향했다. 알마라이자에는 고(故) 셰이크 술탄 빈 사끄르 알까시미의 [*] 현재 위치로는 알자흐라 거리의 마이살룬 초등학교이다. [**] 알마라이자는 샤르자의 구역 가운데 하나이다.
RkJQdWJsaXNoZXIy OTg0Nz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