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수륙양용차는 샤르자 시내를 지나 샤르자만(灣)에서 멈췄다. 그러더니 배로 변하여 해안에서 땅으로 바닷물을 건넜다. 이 땅은 만과 탁 트인 바다를 가르는, 혀처럼 길쭉한 모양의 모래톱이었다. 수륙양용차는 다시 자동차로 바뀌어 파도가 치는 바닷가로 나갔다. 거기서 배로 변하더니 파도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며 나아갔다. 넓은 바다에 이르렀을 때 나는 어지럽고 구토가 나서 사령관의 군복에 토사물을 쏟았다. 화가 난 사령관은 해상 산책을 취소하고 키를 돌려 샤르자 쪽으로 돌아왔다. 1944년 9월 8일, 전투기 한 대가 샤르자의 알라야 마을 부근 바다에 추락했다. 샤르자 공항에서 이륙하여 고도를 높이던 영국 공군기였다. 높이 상승하지 못하고 바다로 떨어진 것이었다. 기내에 있던 병사들은 구조되었다. 내가 칼리드 형과 함께 해안으로 갔을 때 파도가 색연필들을 추락 지점에서 가까운 모래밭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형이 내게 색연필을 주워주었다. 우리 집 우리는 큰아버지인 셰이크(3) 술탄 빈 싸끄르 알까시미(4)의 집과 붙은 옆집에서 살았다. 그 집은 그의 아내이자 나의 큰어머니인 라띠파 빈트 사이드의 집이었다. 큰아버지 집과 우리 집 사이에 대추야자나무의 잎으로 엮은 울타리와 두 집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문이 있었다. 큰아버지 집에 큰아버지와 그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모습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큰아버지의 두 딸, 앗자와 알야가 죽은 게 그 집에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즉 나와 사촌형제들이 대추야자나무 잎 울타리에 구멍을 내고 양쪽 집 사이를 기어서 넘나들던 기억이 있다. 그 때의 사촌들은 나보다 형인 압둘라와 동생인 사우드였다. 나는 그 구멍을 볼 때면 무섭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집 한켠의 화장실에서 나와 다른 쪽에 있는 사촌 자매의 방으로 달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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