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자매를 죽인 진니(5)의 미흐마스(6) 손잡이 같은 두 다리가 헛것처럼 보이곤 했다. 큰아버지는 이 집을 떠나면서 급히 대추야자나무 잎으로 새 집을 지으라고 명했다. 대추야자나무 잎 울타리는 큰아버지가 떠난 빈 집과 사람이 사는 아버지 집 사이를 가르고 있었다. 아버지는 친척과 이웃, 종, 하인 등 딸린 식구들이 많았다. 아버지의 마즐리스(7)에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큰 마즐리스는 일반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었고 작은 마즐리스는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단 하루도 우리 집에서 잔치가 벌어지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음식을 가득 담은 접시들이 세 개의 문에서 나오고, 일반 마즐리스 밖에 놓인 긴 의자들로도 음식이 날라졌다. 제 2차 세계 대전 때문에 먹을 것이 부족한 시절이어서 배고픈 사람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었다. 우리 집의 서쪽 문 앞으로 작은 마당이 있고 마당 주위에 내 숙부 (8)들의 집과 락카드의 아들인 이브라힘과 알리가 사는 작은 집이 있었다. 그리고 이 작은 집 뒷편에 또 다른 작은 뜰이 있었다. 이 뜰 가까이에 울타리가 무너진 집도 있었는데, 이 집에서 커다란 창고가 앞으로 툭 튀어나와 있었다. 이 창고의 문은 마당을 향해 항상 열려 있었다. 사람들은 이 집을 알두와이시의 집이라고 불렀다. 나의 작은아버지 마지드는 한 미치광이 젊은이를 쇠사슬로 묶어 바위에 고정한 후 이 집에 있게 했다. 미치광이는 누군가가 창고 근처를 지나가는 기척을 느끼면 문으로 달려가 고함을 치곤 했다. 행인들은 미치광이가 풀려 있다고 생각하다가 쇠사슬에 걸려 창고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마당 가운데에 난 길을 따라 창고 옆을 지나면 모스크나 시장으로 갈 수 있고, 종교 교사인 파리스 빈 압둘 라흐만 선생의 집으로 갈 수도 있었다. 파리스 빈 압둘 라흐만은 나즈드(9) 출신으로서 모스크의 이맘이자 자신의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파리스 선생의 집은 우리 집안의 집들에서 가까웠다. 그러나 나는 미치광이가 풀려날까봐 두려워서 파리스의 집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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