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탄창은 지금 제가 가지고 있어요. 집 안에 두지 않았어요.” 알고 보니 총소리는 건조시킨 레몬 열매들이 터지는 소리였다. 샤르자 요새 샤르자 요새는 우리 집에서 남쪽에 위치한다. 요새와 우리 집을 사이에는 도시의 상가 지역으로 이어지는 큰길밖에 없다. 우리 마즐리스 창문에서 내다 보이는 이 도로로 사람들이 사고 파는 상품을 실은 차량들이 밤부터 새벽까지 지나다닌다. 소총을 멘 경찰관이 방문자를 안내하다가 걸음걸이를 멈추면 앞으로 나가게 하면서 요새 안으로 인도한다. 고개를 숙인 채 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요새에서 나오는 사람도 있고 잘 차려입은 복장에 셰이크에게 할 말을 가다듬느라 생각에 잠겨 천천히 걷는 사람도 있다. 흡족한 웃음을 띠고 나오면 셰이크로부터 넉넉히 받은 것이고 찡그린 얼굴로 나오면 그는 민원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이런 광경을 지켜본다. 샤르자 요새는 사각형 모양의 건물로서 네 종류의 핵심적인 공간들이 있다. 네 종류 중 첫째는 회의실이다. ‘알구르파’는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마즐리스로 사용되며 요새의 남동부에 위치한다. 다음은 ‘알마슈라프’로서 요새의 남서쪽에 면한 사각형 모양의 탑이다. 보초의 초소로 사용된다. 요새 북서쪽으로는 ‘ 알쿱스’가 있다. 알쿱스는 원통형 탑이며 역시 보초들이 사용한다. ‘알마흘루사’는 거대한 탑인데, 이름이 그것의 이상한 구조와 어울린다. 마흘루사의 윗층은 경계 초소이고 아랫층은 무시무시한 감옥이다. 요새의 앞 광장에 면한 정면부에는 반들반들한 반구형 (半球形) 청동 못대가리들로 장식된 큰 대문이 보인다. 정문과 마흘루사 사이에 오후가 되면 생기는 그늘 자리에 팔걸이가 달린 커다란 나무 벤치가 놓여 있다. 나무 벤치의 양쪽 끝에는 위로 통하는 목재 계단이 있다. 또한 목재 바퀴가 달린, ‘알락까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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