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교수가 말했다. “자네 이리로 나와. 63번도 같이.” 실험 수업이 중단됐다. 학생들은 실험실 탁자 사이에 난 통로 양쪽에 줄지어 섰다. 우리가 교수 앞에 섰을 때, 우리가 앉는 탁자 쪽에서 한 학생이 나왔다. 그가 사이드와 나 사이에 서서 교수에게 말했다. “제가 웃었습니다.” 교수는 자기 잘못을 인정한 그 학생과 의리를 발휘한 사이드를 칭찬하고, 내게는 사과했다. 의리의 사나이 사이드는 농과대학에서 육균사관학교로 편입했다. 1967년 전쟁 때 사관학교 학생들이 전투에 동원되었는데 사이드는 그때 전사했다. 알라께서 그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미녀와 칠판 1학기가 끝났다. 네 과목을 통과했고 두 과목은 낙제했다. 2학기에는 초반부터 다른 일에 정신을 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단 한 번, 알베르트 라띠프 교수의 유기화학 수업을 들을 때는 예외였다. 수업이 시작된 처음부터 한 여학생이 아름다운 눈매로 나를 사로잡았다. 내가 그녀의 눈만 바라볼 때 칠판 세 개는 모두 비어 있었다. 칠판은 건성으로 보고 있을 뿐, 내 시야를 독차지한 것은 그녀였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칠판 세 개가 전혀 알지 못하는 수업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나는 수업 내용을 필기해야 할 공책에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눈이 아름다운 그대여, 내가 수업에 집중하게 해주오 나는 냉혹한 인간이 아니어서 그대가 나를 냉대할까 두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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