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수단주재영국군정총독이에딘버러대학교의가축사육연구소로 편지를 보내 수단의 가축을 개량할 방법을 문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연구소장은 군정총독의 요청을 연구소 대학원생들에게 넘겨 그들이 수단의 가축 개량에 관한 보고서를 쓰게 했습니다. 연구소장은 대학원생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받고 한켠에 밀어두었습니다. 대학원생들이 항의하자 연구소장은 보고서가 수단의 가축을 개량하는 데 쓸모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비서에게 이렇게 서한을 쓰라고 시켰습니다. ‘군정총독님, 가축을 개량하고 싶으시다면 먼저 수단 사람부터 개량하십시오.’” 이집트 대통령궁 새 학년도 초부터 학생회는 학생 동아리와 마찬가지로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했다. 학생회 임원 선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임원 대부분을 아랍민족주의 성향의 학생들이 장악한 것이었다. 아랍민족주의 성향의 학생들이 자축하는 사이에 통일주의 및 공산주의 학생들은 분노했다. 통일주의 학생들은 모든 직책을 잃었지만 활동을 재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이들에게 남부 아라비아 출신 ‘알마즈달리’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사는 유일한 기회였다. 이들은 추모행사를 세간의 이목을 끄는 계기로 삼으려 마음먹고 카이로 시내에서 가두행진을 기획했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오만 학생 대표로 마흐무드 압둘 나비와 나는 자말 압둘 나세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대통령궁으로 향했다.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을 통보받은 뒤 우리는 아침에 대통령궁으로 갔다. 궁 정문에서 한 장교가 우리를 맞이하고 입구 근처의 사무실로 들여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궁 건물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이가 자동차를 타고 왔다. 우리는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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