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수많은 군중이 쏟아져 나와 길거리가 가득 찼다. 그 날은 해가 보이지 않아 우리는 음침한 그늘 속에 있었다. 모든 불이 꺼지고 거리를 온통 메운 인파 때문에 한발짝도 앞으로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알잘라 다리를 지나 기자 거리의 인도변 벤치에 앉았다. 내 눈앞에서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시적 영감이 떠올랐다. 내 조국이여, 그대는 실로 놀라운 비밀을 간직하고 있구나 그대 안의 집 주인은 이방인이로구나 그대 안의 새벽과 해질녘을 헝큰 자 누구인가 그대 안의 웃음을 눈물로 녹인 자 누구인가 그자는 나와 그대와 모든 친구들에게 있다 그자는 오늘 화살을 빼든 적에게 있다 회한이여, 나의 조국이여, 회한이여 어린 여자아이는 천진하고 소녀는 부끄러움 속에 걷는다 소년은 한껏 남자다운데 청년들은 어찌 좋은 일을 못하는가 노인들은 늙어도 괜찮다 하니 모두가 웃음을 빼앗겼구나 회한이여, 나의 조국이여, 회한이여 비둘기가 여기저기서 노래한다, 지붕 위에서도 나뭇가지에서도 올빼미가 와서 괴롭히고 나와 그대 사이에 남은 흔적을 덮는다 올빼미가 역사를 조작하고 노래를 훔치니, 비로소 우리 속에서 훤히 드러나는구나 회한이여, 나의 조국이여, 회한이여 길 위의 청년들은 어머니와 불구가 된 아버지와 자매들을 떠나고 술집으로 향해 도박과 마약과 술에 탐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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