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통치자로 승인하자 즉시 셰이크 술탄 빈 살림 알까시미가 영국을 향해 극도의 분노를 쏟아냈다. 그의 접촉과 활동이 늘어나면서 샤르자 주재 영국 정치장교가 경고장을 보냈다. 부족들의 안녕을 위협하고 혼란을 부추기는 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트루셜 코스트’(21)를 떠나라고 요구하겠다는 것이었다. 트루셜 코스트는 영국이 제멋대로 붙인 이름이었다. 그런데 영국인들은 셰이크 술탄 빈 살림이 다혈질의 인물이며 다루기 어렵다는 확신에 도달했다. 장차 문제를 일으키고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1948년 7월 23일에 샤르자 주재 영국 정치국으로 재차 소환되었다. 영국 정치국은 정치장교의 집무 청사였는데, 출두하여 바레인 주재 영국 정치국장 펠리(Pelly)를 만나야 했다. 펠리는 영국 전함 ‘ 알무나와르’호를 타고 샤르자로 들어왔다. 펠리와의 면담에서 셰이크 술탄 빈 살림은 여러가지 이유와 핑계를 댔는데 펠리는 그것을 근거 없는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펠리는 셰이크 술탄 빈 살림에게 바레인으로 동행하자고 요청했다. 셰이크 술탄 빈 살림은 이 제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두 사람이 영국 정치장교와 함께 정치국을 나섰을 때 펠리가 셰이크 술탄 빈 살림에게 정문 앞에 대기중이던 자동차에 타라고 했다. 그러자 셰이크 술탄 빈 살림은 거부하면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 때 영국 정치장교가 정치국 청사 정문의 병사들에게 셰이크 술탄 빈 살림을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셰이크 술탄은 초고속으로 권총을 뽑아 발사하는 동시에 도주했다. 총알은 자동차 뒤에 은폐해 있던 펠리와 정치장교 옆을 스쳐 지나갔다. 정치장교가 수하 병사에게 고함쳤다. “저 자를 쏴라.” 병사들이 셰이크 술탄 빈 살림을 향해 총을 쏘았지만 허공으로 빗나갔다. 이 병사들은 ‘마짐 사람들’이라 불리는 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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