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나 자신의 이야기 (전반부) 우리는 모래사장에 부딪쳤다가 물러가는 파도 끝에 빈 깡통을 던졌다. 우리는 깡통을 뒤쫓아가서 바닷물이 우리를 덮치기 전에 얼른 주웠다. 한번은 여자아이 –셰이크 사이프 빈 미즐라드의 딸이었다- 가 자기 깡통을 미처 줍지 못했다. 깡통이 그녀보다 빨랐던 것이다. 그녀가 깡통을 따라갔다. 그 때 파도가 입을 크게 벌렸다. 그녀는 우리 쪽으로 나오려 했지만 파도가 그녀를 덮치면서 바다에 빨려들어갔다. 그녀는 헤엄을 잘 쳤다. 하지만 조류가 그녀를 삼켰다. 그 자리에 그녀의 오빠 나시르가 있었다. 나시르는 우리보다 나이가 많았다. 나시르가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던졌다. 그가 여동생을 붙잡았지만 조류에 둘이 함께 멀리 끌려갔다. 검은 싸웁이 물에 떠서 파도 사이로 나왔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모습만 보였다. 우리 목구멍에서 비명소리가 크게 터져나왔다. 근처 집에서 사람들이 모두 나왔다. 쓸려간 소녀의 아버지 셰이크 사이프 빈 미즐라드가 왔다. 셰이크는 지팡이를 짚고 해변에 서 있었다. 그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딸을 구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했다. 이 때 근육질의 청년이 달려와서 일렁이는 파도 한가운데로 몸을 던졌다. 함무드라는 이름의 그 청년은 셰이크 사이프 빈 미즐라드의 집에서 일하는 샤암 주민이었다. 우리는 멀리서 두 물체가 서로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둘이 하나가 되는 순간 사람들은 기뻐서 “알함두 릴라히”라고 외쳤다. 합쳐진 두 물체가 우리 쪽으로 가까워지고 형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자 우리의 기쁨은 더 커졌다. 청년은 셰이크 사이프의 딸과 아들을 등에 올린 채 두 손으로 조류를 거슬러 헤엄치고 있었다. 청년은 두 사람을 해변에 올린 후 탈진하여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기뻐했다. 나의 학교 여름이 지나서 우리는 샤르자로 돌아왔다. 대추야자나무 잎으로
RkJQdWJsaXNoZXIy OTg0NzAy